'가장 멋진 화장실' 순천 선암사 측간,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500년 역사 한국사찰 수행전통 상징
최대 규모 측간,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전향윤 기자 chunjin1502@naver.com
2026년 08월 05일(수) 15:18
순천 선암사 측간,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뉴스맘] 순천시는 500년 역사를 지닌 순천 선암사 측간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5일 밝혔다.

대부분의 사찰 해우소가 현대적인 수세식 화장실로 바뀐 상황에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선암사 측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사찰의 수행 전통을 상징하는 민속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측간은 사찰의 재래식 전통 화장실을 뜻하며, 선암사 측간은 1540년 '청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재란 당시에도 일주문과 함께 보존되었으며, 1928년 해체 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1996년에 다시 수리됐다.

건물은 정(丁)자형 평면구조로 앞면 6칸, 옆면 4칸 규모이다. 자연 지형의 높낮이를 활용하여 앞면은 단층, 뒷면은 중층 누각 형태로 조성됐으며, 문 없이 가슴 높이의 칸막이를 두는 개방형 구조가 특징이다. 사용 공간을 지면보다 높게 만들고 살창을 두어 대변의 악취를 줄이고 통풍과 환기를 원활하게 한 점도 주목된다.

건축가 이수근 선생은 선암사 측간을 "한국에서 가장 멋진 화장실"이라고 평했으며, 순천 출신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 또한 "대한민국 제일의 뒷간"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선암사 측간이 전통사찰 해우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건물로 누구나 삶의 슬픔과 번뇌를 내려놓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순천시는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이번 지정 예고는 30일 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9월경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전향윤 기자 chunjin1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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